|
송금례 교수님
9월에 NC백화점에서 토요일마다 강의 들었던 길쭉이네입니다.
마지막 강의날까지도 아무런 기미가 안 보이다가 9월 28일 예정일 0시부터 시작해서 23시간 진통 끝에 밤 11시 19분에 2.98kg의 공주님을 낳았습니다.
그런데 가진통이 오고 진진통이 오고 진통 간격이 점점 짧아지다가 눈앞이 노래지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이 오면 출산이 임박한 것이라고 알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저희는 이 진통이라는 것이 시작하면서부터 1분 간격이었어요.
1분 아프다가 1분 안 아프다가, 또 1분 아프다가 1분 안 아프다가를 23시간동안 계속 반복했답니다.
중간에 10분, 15분이라도 안 아픈 시간이 있으면 밥이라도 먹던가, 좀 쉬기라도 할텐데 쉬는 시간이 1분씩 밖에 안 되니 도무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더라구요.
아빠도 엄마도 이 근본 없는 진통에 완전 패닉상태가 되어 병원으로 달려가 입원하고 다소 빨리 무통주사를 맞았습니다.
그래도 선생님께 배운대로 테니스공을 준비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통증이 오는 동안 테니스공으로 등과 허리를 두드리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더라구요.
아빠, 엄마가 열심히 기도한 덕분인지 통증이 없는 동안 자궁문이 많이 열려서 무통이 깰 때쯤에는 이미 많이 열렸더라구요.
그런데 새로운 난관에 부딪힌 것은, 이제 낳아야 한다고 간호사 선생님들이 이야기할 때에는 오랜 진통으로 이미 엄마가 애를 내보내기 위해 주어야 할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힘을 줘야 하는데 힘을 못 주니 더 이상 진행은 안 되고, 의사 선생님도 이제 낳자고 들어오셨는데 도무지 진행이 안 되어 아빠도 엄마도 애기도 의사선생님도 간호사선생님들도 모두 지쳐 결국 수술을 해야하나 고민까지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급기야 간호사선생님 한 분이 엄마 배 위에 올라타서 찍어 누르고, 엄마도 사력을 다해 밀어내고 의사선생님이 애기 머리를 잡아 당겨서 결국 우여곡절 끝에 자연분만을 하긴 했습니다.
힘들게 낳은 아기인만큼 더 이쁘고 사랑스럽더라구요.
병원에서 3일, 조리원에서 2주를 지내고 지금은 집에 와서 적응하고 있구요.
덕분에 엄마, 아빠는 수면부족에 시달리고 있지요.
그래도 사랑스런 애기를 볼 때마다 너무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훨씬 큽니다.
글이 뜻하지 않게 길어졌는데, 아무튼 4주동안 송교수님께서 여러가지 노하우와 지혜를 많이 가르쳐주신 덕에 사랑스런 아기를 잘 낳을 수 있었던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그리고 한 가지 여쭤보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신생아들은 보통 꽁꽁 싸매어 놓잖아요.
그런데 저희 길쭉이는 그걸 무척 답답해하고 못 견뎌하더라구요.
그래서 집에 오자마자 싸개를 풀어줬더니 사지를 버둥버둥 거리면서 너무 좋아하는 거에요.
남들 이야기처럼 자기 팔놀림에 놀란다거나 하는 것도 없이 잘 때도 팔을 머리 위로 쭉 뻗고 자고, 맘마 먹고나면 혼자서 발차기를 마구마구 하면서 논답니다.
생후 2주만에 싸개를 풀었다는 사람이 있긴 하던데 이렇게 하는 것이 별 문제는 없을까요?
자녀를 남과 비교하는 것은 안 될 일이지만 남들이 잘 안 하는 걸 하려니 살짝 걱정은 되네요.
날씨가 점차 쌀쌀해지는데 항상 건강하시구요.
길쭉이가 좀 안정되면 한번 놀러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
|
송교수님께 인사/출산 후기/질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