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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유가 태어난 지 거의 한달이 되어가네요.
그동안 정말 눈코 뜰새없이 바빴습니다.
모유수유 전쟁을 치르고 있었기 때문이죠.
먼저 출산 후기부터 적을게요.
예정일보다 빨리 나오기를 기대하고 운동을 열심히 하던 저는
온유가 나오지 않자 많이 실망하고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었어요.
그래도 운동은 하루에 3시간씩 했었지요.
예정일을 넘기면 유도분만이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병원에 예약을 잡았는데 양가 부모님이 만류하셨어요.
아이는 다 하나님의 때가 되어 나오는 건데 왜이리 조급해 하냐면서요.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 성탄절 아침 이슬이 비쳤습니다.
그리고 배가 주기적으로 아파오기 시작했어요.
하도 그동안 잘 속았던 저는 정말 이게 진통일까가 의심스러웠지만
남편과 함께 시간을 재면서
평소의 가진통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잘하면 온유가 성탄절에 나올수도 있다는 생각에
신나서 샤워하고 남편과 함께 또 운동하러 나갔어요.
진통간격이 더 짧아지고 5분간격으로 오기시작하자
계단 오르기를 했습니다. 내려갈 땐 엘리베이터를 타구요.
배에 손을 얹고 "온유야~ 빨리 만나자, 엄마가 사랑해"라고 말하면서...
진통이 확실히 5분간격으로 오자 병원에 입원할 준비를 하고 갔습니다.
병원에서 내진하고 태동검사를 했더니
간호사 왈,
5분 진통은 맞는데 아직 자궁수축이 약하고 자궁은 여전히 1센티 정도 벌어졌다는 겁니다.
아이고.. 자궁은 3주째 1센티 벌어져있고 대체 어느정도까지 아파야 아이를 낳는 걸까요? 병원에 입원할 건지 집에서 더 아플 때까지 참다 올건지 결정하라 해서 집에 있다 오겠다고 하고 나왔습니다.
집에오는 길에 걱정하고 계신 친정 어머니께 전화가 왔습니다.
몸이 달아 있는데도 편찮으셔서 오시지 못했거든요.
5분 간격의 진통을 참아가며
엄마랑 통화를 하면서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엄마... 고마워."하는 데 눈물이 후두둑 떨어지더니
급기야는 꺽꺽 소리를 내며 울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급한 김에 가방에 있더 물티슈를 꺼내주었는데
눈물 닦는데 물티슈가 넘 웃겨서 울다가 웃다가 그랬답니다.
밤새 내내 침대에 누워서 진통을 참고 있었습니다.
라마즈 전기 호흡을 하면서...
이제는 휴지기가 끝나고 다가오는 진통이 무섭기까지...
새벽 5시경이 되자 정말 아파와서 남편과 병원에 갔습니다.
태동검사를 하니 자궁수축 그래프가 끝까지 치솟는 게 보였습니다.
그런데 내진을 하던 선생님왈, 자궁 1센티 벌어졌고
분만 10%진행이라고...
낙담했죠.
계속 남편의 손을 잡고 라마즈 전기 호흡을 하고 참고 있었습니다.
배운대로 합곡점을 눌러 감통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생각만큼 효과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또 병원에서 링겔을 꽂고 누워있게 해서 일어나 개구리 자세를 할 수도 없었습니다. ㅠㅠ
촉진제 링겔을 놓았는데 한 30초가 지나자
5분간격이던 진통이 그치지 않았습니다. 저는 어떻게 호흡을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계속 아파했더니 남편이 서둘러 의료진을 부르러 갔습니다.
의사선생님 왈, 분만이 60% 진행이 되었답니다.
그리고 곧 양수가 터질거라고..
남편은 옆에서 "연옥아, 들었지? 벌써 60% 진행되었대. 우리 정말 명품 분만하고 있는거야." 하면서 연신 볼에다 뽀뽀를 해주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곧이어 80% 진행이 되었다면서
곧 힘주기 할 거라고 했습니다.
드디어 그 순간이 왔습니다.
한방에 씀풍 낳는 그 순간...
그 고대하던 그순간이 오자 배운 것들을 떠올리며
힘주기 호흡을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남편도 옆에서 함께 수를 세어주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힘주기를 했을 때, 정말 물컹하는 느낌이 들면서 제 밑으로 머리가 까만 아이가 들어올려졌습니다.
"공주님이예요. 3.24킬로구요. 아빠는 탯줄 잘라주세요"
마지막까지 힘빼기를 잊지 않고 배운대로 잘 해서 온유는 어깨 탈골없이 잘 나왔고, 저는 태반을 빼내는 과정이나 회음부를 꼬맬 때에도 아프다는 소리 하나없이 의료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습니다.
남편이 식구들에게 전화하러 나간 사이...
분만실에는 온유를 위해 엄마 아빠가 직접 불러 녹음했던
축복송 메들리 CD의 "또하나의 열매를 바라시며"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송금례 선생님의 말씀대로
거실 곳곳 눈에 띄는 대로 이렇게 적어서 붙였었더랬습니다.
"온유는 3.0~3.2킬로 사이에 태어난다"
"나는 출산을 기쁨의 축제로 만들겠다"
"나는 출산할 때 남편에게 인격적인 말만 하겠다"
분만실 침대에 누워서 하나님께 눈물흘리며 감사기도를 드렸습니다.
내가 적어 놓았던 이 말들이 다 현실로 이루어졌습니다.
입원 수속한지 거의 30분만에 온유는 세상에 나왔습니다.
우리는 조급해했어도 하나님은 온유를 예정일 그 아침에 정확히 우리에게로 보내주셨습니다. 또한 아무리 열심히 운동했어도 그 결과를 허락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신데, 세밀한 기도까지도 응답하신 그분께 감사해서 눈물이 흘러나왔습니다.
오후에 정신 차린 후..
온유를 보러 신생아실로 내려갔습니다.
창문으로 보이는 우리 온유~
약간은 낯설고 신기하기도 했지만
'저 아이가 바로 그렇게도 보고 싶던 우리 온유구나.'
하는 맘에 가슴이 짠한 게 어찌나 눈물이 흘러나오는지...
온유와의 모유수유 전쟁은 또 한보따리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건 나중에 시간되면 적을게요.
온유의 출산후기를 줄이면서
송금례 선생님과 라마즈 분만호흡을 강의해주셨던 김정애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이 글을 읽으실 예비엄마들께
순산체조는 정말 중요하고 그 효과가 있다는 것을 제가 보장합니다.
사람마다 다 차이는 있지만요.
또한 체조 뿐 아니라 송선생님께 배웠던 태교방법과 아이를 사랑하는 여러가지 코멘트들은 정말로 소중한 경험이니 꼭 실천하시길 바랍니다.
이상으로 출산후기를 마칩니다. 꼭 순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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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유의 출산 후기
